네이버웹툰 마스크걸이 원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주말 시간동안 1회를 시작하고 7화까지 한번에 정주행했다.
마스크걸은 원작바탕이지만 상당부분을 넷플릭스지향적으로 변경했다 이점을 시청에 염두해야 한다.
넷플릭스 지향적이라는건 여성우위 LGBTQ 친화적인 장면이 포함된다는 거고 그게 원작을 훼손해도 어쩔 수 없다는거다.
마스크걸 김모미
마스크걸은 평범한 하지만 지독히도 못생긴 여성이 춤과 노래에 끼를 가지고 있지만 외모로 인해 연예인이 되어 무대위를 누리지 못하고 평범한 회사에 취직해서 살아가는 김모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근데 보험회사 대리로 입사해서 본사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미는 전혀 평범한 스펙이 아니다. 이정도 스펙이면 대졸자 상위 3%라고 해도 된다.) 김모미는 몸매는 좋은데 외모는 추해서 마스크를 쓰고 자신의 끼를 인터넷방송BJ로 활동하면서 해소한다.
BJ 마스크걸. 뛰어난 몸매와 춤실력 마스크로 가린 얼굴로 인해 익명성을 간직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인터넷방송 BJ로 어린시절 꿈이었던 연예인이 된 듯한 이중생활을 할 수 있다. 낮에는 보험회사 대리로 일하고 저녁에는 bj로 변신하는 이중생활. 그녀의 이런 생활은 같은 직장동료 오타쿠 찐따남 주오남으로 인해 균열하려고 한다. 김모미는 유부남 상사를 짝사랑한다. 모두에게 젠틀한 유부남 박팀장은 모든 여사원에게 친절한데 그 중 유독 상사들에게 사근사근해 인기 만점인 다른 여사원에게는 까칠해 김모미는 그런 박팀장을 더더욱 흠모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박팀장이 모두 퇴근한 회사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보고 몰래 쫒아온 김모미는 박팀장과 그 여사원의 키스와 정사신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날 주오남 역시 김모미의 뒤를 따라왔다가 박팀장과 여사원의 불륜을 목격한다. (이 사건의 모티브는 8-9년전에 실제 보험회사에서 벌어졌던 유부남 상사와 여직원의 불륜사건을 따온게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 날 좌절한 김모미는 만취해서 인터넷 방송을 켜고 전라노출로 방송정지를 당한다. 그리고 김모미는 사내에 박팀장과 여사원의 불륜을 소문낸다. 일파만파 퍼진 소문으로 박팀장과 여사원이 해고된다. 그리고 김모미는 만취한 박팀장을 데리고 모텔로 향하고 주오남은 그걸 또 따라가서 크게 좌절한다. 주오남은 김모미에게 너의 정체를 안다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소심한 복수를 한다.
김모미는 자신의 인터넷 방송 시청자 핸섬스님과 오프라인 만남을 하고 김모미를 어떻게 해볼 요량인 핸섬스님의 꼬심에 넘어가 모텔로 들어간다. 이를 눈치챈 주오남이 김모미에게 주오남 자신의 이름으로 전화와 문자로 위험하다는 연락을 하지만, 이미 김모미는 핸섬스님과 실랑이를 하다 핸섬스닝을 살해하고 만다. 그리고 주오남에게 연락해 모텔방으로 부른다. 주오남은 자신이 이를 해결하겠다고 말하고 김모미를 돌려보낸다. 핸섬스님은 죽지 않고 기절해 있었던 것인데 깨어났다가 주오남이 무참하게 살해한다. 김모미는 얼굴 성형을 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김모미의 집을 회사에서 알아낸 주오남이 찾아가서 자신이 김모미를 책임진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김모미를 겁탈한다. 다 똑같다는 김모미의 말 그럼에도 겁탈에 정신이 빠진 주오남. 그리고 김모미의 마스크를 벗기자 성형으로 달라진 김모미가 보인다. 자세를 바꾼 김모미는 여성상위로 절정에오른 주오남을 칼로 찔러 살해한다.
염혜란 안재홍 모자의 하드캐리
마스크걸은 사실상 염혜란 주오남의 엄마 역할 김경자가 다 했다. 씬스틸러를 넘어서는 압도적인 연기력이다. 그리고 오타쿠 아들 주오남으로 분한 안재홍의 연기 역시 마스크걸의 청일점이다. 마스크걸은 매화 주인공이 달라진다. 1화는 김모미 2화는 주오남 3화는 김경자 4화는 김춘애 5화는 김미모 6화는 김모미 7화는 모미와 미모 이렇게 이어진다.
극중 캐릭터의 이름이 해당 회차의 주인공 시점이 되어 극이 전개된다. 1화 2화 3화까지 정말 숨쉴틈 없이 흡입력 있게 마스크걸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원작을 아는 분들에게는 작품이 확 뒤집히는게 4화 김춘애 부터다. 김모미가 성형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김춘애와의 다툼등이 사라지고 아주 사이좋고 의리있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이게 몰입을 방해한다.
특히나 김모미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고 굉장히 삐뚫어진 성격의 소유자로 트러블을 만들어 내는게 원작에서의 모습인데 여기서는 대단히 피해자이고 순수하고 선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가장 먼저 넷플릭스지향적이라고 말했던 이유다.
암튼 주오남의 엄마 역할인 염혜란의 연기가 너무 압도적이다. 사실 조금 말이 안될 억지스러운 부분까지 엄마의 억척스러움,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사용하는 김경자는 할 수 있다 라는 납득이 더해지면서 몰입감이 좋다.
고현정의 등장이후 시들해지는 긴장감
마스크걸 김모미는 사실 딸이 있었다. 그게 김미모. 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이런 언급은 없이 그냥 뜬금없이 김모미가 아이를 데리고는 밀항을 할 수 없고 준비를 할 수 없다면 엄마에게 맡기는 장면만 나온다. 하지만 관련 설명이 생략되어 있다. 당연히 넷플릭스 지향적이라 삭제된걸로 보인다. 그만큼 마스크걸을 안타까운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수를 하고 감옥에 있는 고현정이 김모미 역할로 등장한다. 이한별(오리지널) – 나나 (성형후) – 고현정 (중년) 이렇게 마스크걸이 변하는데 연기력은 고현정이 가장 아쉬웠다. 등장해서 보여주는 연기력은 참 미스캐스팅도 이런 미스캐스팅이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스턴트가 대역하지 않고 씬들을 촬영했다는 공허한 PR뉴스는 고현정의 등장으로 마스크걸의 완성도가 심각하게 깨진걸 만회하고 싶은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다.
아쉬운 마무리
사실 드라마를 보면 기승전결이라는건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고 사람들의 예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식적이고 납득이 갈만한 흐름이 있다. 마스크걸 역시 그 흐름이야 예측가능했지만 그걸 영상으로 촬영하고 보여주는건 프로페셔널 상업감독의 역량차이다. 하지만 원작에서 중요한 내용들은 깡그리 무시하면서 한번 더 깊이 생각하면 황당한 내용들일 수 밖에 없는 것들을 가볍게 대충 보고 넘기라는 식으로 만들어서 몰입도가 꺠진다. 어떤 결말을 기대하는건 아니겠지만, 너무 넷플릭스적인 여성이 잘못을 해도 그건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야 라는 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몰아가려고 하면 벌어지는 항상있던 대로의 마무리였다. 자본으로 돈으로 찍어바르면 이런 영상은 나도 찍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의 김용훈 감독이 마스크걸의 감독을 맡았는데 이번 작품은 영화에 대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