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상선의 이야기를 영화화 환 캡틴 필립스에서 필립스역으로 분한 톰 행크스가 이번에는 해군 호송함대 함장 어니스트 크루우스역으로 돌아왔다. 영화 그레이 하운드. 애플티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으로 유려한 영상미와 근대 들어 가장 만족스러운 해상 전투씬이라는 볼거리가 가득한 작품이다. 게다가 실화바탕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본인에게 해당 영화는 그야말로 꿀단지로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직접보기전까지. 밀리터리+실사+2차세계대전이라는 홍보만으로도 이미 어느정도의 시청자를 확보할 것으로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애플티비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 흥행이나 입소문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과연 그것뿐일까?
그레이 하운드 줄거리
1942년 2차세계대전 미국에서 영국으로 군수물자를 수송하는 선단의 호송업무를 맡은 크라우스 중령 (톰 행크스)은 처음으로 호송단의 함장으로 임명되어 작전에 투입된다. 당시 대서양은 독일군의 U보트 울프팩 잠수함들이 활개치면서 군함 상선 가리지 않고 모조리 격침시키는 살육전이 진행되던 악명의 바다였다. 그런곳에 처음으로 함장으로 임명되어 첫 임무로 대단위 상선의 호송임무를 맡은 크라우스 중령. 그리고 그보다 전투경험이 더 많은 다른 호위함의 함장들. 해당 내용은 그레이 하운드의 원작인 포레스트의 <더 굿 셰퍼드> 에서는 알력관계로 나타난다.
첫 함장으로의 임무를 사실상 사지로 가게 된 크라우스 중령은 대잠초계 호위를 해주던 수상기가 항속거리의 문제로 호송선단을 무방비로 두고 회항하고 나서 영국군 수상기의 호위를 받기 전 까지 그 사이 펼쳐지는 유보트의 공격과 이를 방어하고 대응하는 크라우스 중령의 혈투를 그린 작품이다.
아니 사실 주인공이 크라우스 중령이지 플레처급 구축함인 USS킬링 (콜사인 그레이하운드) 탑승 전 해병대원이 모두 주인공이다. 함장의 직감이나 전투지휘감 등의 역할이 부각되지만 자신이 맡은 임무를 묵묵히 해내는 포탄병 하나하나까지 2차세계대전 참전용사 모두가 주인공이고 영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해군 군사용어가 난무하고 있어서 번역자막을 봐도 도통 감이 오지 않는 부분이 있을 정도로 전문성이 강한영화다. 영상미도 유려하지만 상황상황별로 터져나오는 현실성 100% 용어사용등은 몰입도를 한없이 높이기도 하지만 아예 뭔 소린지? 하는 소외감마저 들기 쉽다. 그럼에도 전투씬이나 긴박하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러닝타임 91분을 더 짧게 만든다. 실제 영화는 82분정도.
애초에 코로나 이전 극장개봉을 목표로 제작되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애플에서 판권을 사서 극장에 올라가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로 가장 호평받는 2차세계대전 해양전투씬은 그레이 하운드에 다 녹아들어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너무 짧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대중성을 위한 클리셰가 하나도 없어서일까 스토리라인을 정말 묵묵하게 따라가기만 하는 전개로 인해서 아쉬움이 드는것도 사실이다.